1차 참여후기

1차 마음연결 심리 워크숍 후기

나이가 오십이 되어도 삶을 다 헤아리기는 어렵습니다. 동성애자로서 나이 오십, 사실 대단한 일이 아닌데요. 나이 오십을 상상을 하기 어려운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 시절 스스로와 벌였던 내면의 전투는 너무나 치열했습니다. 단내 나는 싸움 끝에 친구도, 연인도, 섹스도 만났습니다. 그렇게 익숙한 모든 것들이 ‘나’ 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느 날 내가 나를 낯설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익숙한 모든 것들이 내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을 깨달은 것 이지요. 지금의 전투는 그 시절 전투와 다르게 진행이 됩니다.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견디기가 수월합니다. 그렇다고 고통의 크기와 무게는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제는 이 고통을 헤쳐 나가다 보면,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네요.

그래도 어려운 것은 ‘나’에 대해서 정의하는 일입니다. 여전히 이러한 작업은 곤혹스럽고 우울할 때도 있고, 고독해질 때도 있습니다. 이번 대화의 만찬에서 진행한 자기 돌보기(심리 워크숍)은 ‘나’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잊었던 작업을 다시 해야 할 이유를 찾았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십 년 뒤 나는 ‘나’에 대해서 어떤 정의를 할지 궁금해지네요.

재경 ㅣ 2021.03.14